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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동영상은 지난 2016년 1월 말, 라스베가스의 유명한 사격장 'Battlefield Vegas'에서 개최된 한 파티에서 탱크로 승용차를 밟아버리는 동영상입니다.


사실 저런 동영상이 드문 것은 아닌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나온 전차입니다.

얼핏 보면 미군의 주력전차인 M1A1 에이브럼스처럼 생겼지요.

하지만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좀 이상하다 싶을겁니다- 주포도 묘하게 다르고, 전체적으로 미묘하게 다른 느낌인데다 보기륜(실제 땅에 닿는 바퀴부분)의 숫자도 에이브럼스는 7개, 이 전차는 6개입니다.

그 외에도 뭔가 이상하다 싶으신 분들....

제대로 본겁니다.


아래가 바로 진짜 M1A1 에이브럼스 전차입니다.



그리고 아래가 위 동영상에 나온 전차.



사진을 클릭해 확대해 보시면 확실히 뭔가 다를겁니다.

예. 아래의 전차는 진짜 에이브럼스가 아니고, 영국이 90년대까지 쓰던 구형 전차인 '치프틴'을 개조한 영화용 전차입니다.


아래가 바로 위 전차의 원형이 된 치프틴입니다.



치프틴 전차는 1966년부터 쓰이기 시작해서 1990년대에 영국군에서 퇴역한 전차입니다.

사실 구식이기는 해도 보시다시피 꽤 현대적으로 멋있게 생긴 물건인데, 왜 굳이 이걸 에이브럼스처럼 개조해서 썼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진짜 에이브럼스는 민간에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군에서 현역으로 쓰는 에이브럼스 전차를 민간에 함부로 팔지는 않을 뿐더러, 미국 영화중 상당수는 군의 협찬을 받지 않고 찍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 전차가 등장해야 하면 소품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소품 회사들은 주로 외국에서 퇴역한 구형 전차를 수입해서 개조해 씁니다.

치프틴은 구식이기는 해도 덩치도 제법 크고 스타일도 제법 '현대적'이어서 에이브럼스로 개조하기에는 그나마 가장 괜찮았죠. 무엇보다 영국에서 퇴역해 중고 물량도 좀 있었고...


이 치프틴들은 'Armytruck'이라는 소품차량 전문 대여회사에서 사들인 뒤 에이브럼스로 분장(?)한 다음 수많은 영화들에 출연합니다. 위의 차량도 바로 이 회사에서 쓰이던 차량들 중 한대로, 최근에 사격장측에서 홍보등을 위해 구입한 차량입니다.

이 전차들이 출연한 영화들 중에는 우리도 잘 아는 영화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설명할 필요 없는 영화 'D워'. 참고로 앞에 있는 장갑차도 영국군이 쓰다 퇴역시킨 FV432라는 물건입니다.  (imfdb)





해병대원의 걸프전 참전 경험담 '자헤드'에 나오는 M1A1도 실은 치프틴 분장... (imcdb)




영화 '클로버필드'에도 치프틴 에이브럼스가 등장하죠. (imcdb)


아마 위에 나온 전차도 이 영화들 중 하나, 혹은 전부에 출연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영화에 진짜 2차 대전 전차라든가 진짜 현용 전차등을 등장시키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가동되는 실물이 거의 없다거나, 민간에 풀리지 않아 구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미국은 전차라도 무기로서의 기능을 제거하면(예를 들어 주포 발사기능을 없앤다든가) 의외로 전차등을 합법적으로 가질 길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돈은 별개로 치고- 이런 식으로 해외에서 퇴역한 전차가 분장하고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거죠.


참고로 이 사격장은 '에이브럼스로 분장한 치프틴'이 아닌 제대로 된 T-55M전차도 가지고 있습니다.

옛 동독에서 쓰던 물건으로, T-55전차에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증가장갑등을 부착한 개량형이죠. 동독이 망하면서 여러 나라에 매물로 풀린 뒤 여기까지 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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